[스크랩] 한가지 소원/천상병 - 사진출처 : 강희경님의 사진 - 한가지 소원/천상병 나의 다소 명석한 지성과 깨끗한 영혼이 흙 속에 묻혀 살과 같이 문드러지고 진물이 나 삭여진다고? 야스퍼스는 과학에게 그 자체의 의미를 물어도 절대로 대답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억지밖에 없는 엽전 세상에서 용케도 이때껏 살.. 詩 2018.11.25
[스크랩] 잊었는가 우리가 . . . 류시화 잊었는가 우리가 . . . 류시화 잊었는가 우리가 손잡고 나무들 사이를 걸어간 그 저녁의 일을 우리 등 뒤에서 한숨지며 스러지던 그 황혼의 일을 나무에서 나무에게로 우리 사랑의 말 전하던 그 저녁새들의 일을 잊었는가 우리가 숨죽이고 앉아서 은자처럼 바라보던 그 강의 일을 그 강에 .. 詩 2018.11.23
가을 햇볕에 - 김남조 가을 햇볕에 - 김남조 보고 싶은 너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참다 못해 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 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랑하고 있건만 .. 詩 2018.11.22
[스크랩] 그럴 수 없다...류시화 신정수_132 x 162_한지에 수묵 담채 2004년 그럴 수 없다...류시화 물 속을 들여다보면 물은 내게 무가 되라 한다 허공을 올려다보면 허공은 또 내게 무심이 되라 한다 허공을 나는 새는 그저 자취없음이 되라 한다 그러나 나는 무가 될 수 없다 무심이 될 수 없다 어느 곳을 가나 내 흔적은 남.. 詩 2018.11.21
[스크랩]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도종환 꽃 피는가 싶더니 꽃이 지고 있습니다 피었던 꽃이 어느 새 지고 있습니다. 화사하게 하늘을 수놓았던 꽃들이 지난 밤비에 소리 없이 떨어져 하얗게 땅을 덮었습니다. 꽃 그늘에 붐비던 사람들은 흔적조차 없습니다. 화사한 꽃잎 옆에 몰려오던 사람들은 제각기 화사한 기억 속에 묻혀 돌.. 詩 2018.11.20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류시화 그것이 무엇인지 나는 모른다 ..류시화 . 겨울숲에서 노려보는 여우의 눈처럼 잎 뒤에 숨은 붉은 열매처럼 여기 나를 응시하는 것이 있다 내 삶을 지켜보는 것이 있다 서서히 얼어붙는 수면에 시선을 박은 채 돌 틈에 숨어 내다보는 물고기의 눈처럼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건방진 새처럼 .. 詩 2018.11.18
아무도 알지 못하지 - 이정하 아무도 알지 못하지 - 이정하 내 가슴 깊숙이 자리한 나뭇잎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기다림으로 제 한 몸 붉게 물들이고 끝내는 싸늘한 땅으로 떨어지고야 마는 한 잎 나뭇잎, 그 나뭇잎을 알지 못하지. 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간 한 줄기 바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다시 온다는 .. 詩 2018.11.16
[스크랩] 아들들께 부탁함[囑諸子(촉제자)] 이규보 아들들께 부탁함[囑諸子(촉제자)] 이규보 집이 가난하다보니 나누어 줄 물건이 없고 家貧無物得支分(가빈무물득지분) 대그릇과 표주박과 낡아빠진 질그릇 뿐. 唯是簟瓢老瓦盆(유시단표노와분) 보배가 아무리 많아도 쓰면 금방 바닥나니 金玉滿籯隨手散(금옥만영수수산) 아.. 詩 2018.11.15
[스크랩]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윤성택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 윤성택 계단을 오르다가 발을 헛디뎠습니다 들고 있던 화분이 떨어지고 어둡고 침침한 곳에 있었던 뿌리가 흙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내가 그렇게 기억을 엎지르는 동안 여전히 그대는 아름다운지 내 안 실뿌리처럼 추억이 돋아났습니다 다시 흙을 모아 채워.. 詩 2018.11.13
[스크랩] 잘 지내고 있어요 / 목필균 *이수동 作 *이별/ Francis Goya 연주 잘 지내고 있어요 목필균 그리움은 문득문득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묻게 한다. 물음표를 붙이며 안부를 묻는 말 메아리 없는 그리움이다. 사랑은 어둠 속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안부를 전하게 한다. 온점을 찍으며 안부를 전하는 말 주소 없는 사랑이.. 詩 201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