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가는 시간 / 문정희 커피 가는 시간 / 문정희 아직도 쓸데없는 것만 사랑하고 있어요 가령 노래라든가 그리움 같은 것 상처와 빗방울을 그리고 가을을 사랑하고 있어요, 어머니 아직도 시를 쓰고 있어요 밥보다 시커먼 커피를 더 많이 마시고 몇 권의 책을 끼고 잠들며 직업보다 떠돌기를 더 좋아하고 있어요.. 詩 2018.06.26
6월의 화폭 6월의 햇살이 잔잔하다 그렇게 덥지도 않고 온 천지는 녹음이 짙고 푸르러 새들은 이 풍요의 계절 정오는 한가롭다 아침 산책길에 익어 떨어진 오디열매가 짙게 물든 거리에 사람들의 출근길은 바쁘다 저기 빈 벤치에 모자를 눌러쓴 애릭 사티의 긴 그림자 있는 듯 없는 듯 들꽃 뒤에 숨.. 詩 2018.06.24
벼랑 위의 생 ...신달자 벼랑 위의 생 ...신달자 너무 늦게 왔다 정선 몰운대 죽은 소나무 내 발길 닿자 드디어 마지막 유언 같은 한 마디 던진다 발 아래는 늘 벼랑이라고 몸서리치며 울부짖는 나에게 몇몇 백년 벼랑 위에 살다 벼랑 위에서 죽은 소나무는 내게 자신의 위태로운 평화를 보여 주고 싶었나 봐 죽음.. 詩 2018.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