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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나였다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새에 대해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나는 두려웠다다시는 묻지 말자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저 세월들을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새는 날아가면서뒤돌아보는 법이 없다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이미 죽은 새다Contemplation ㅡ Doru Apreotesei

2018.12.08

섣달 그믐 / 강백년(조선)|

* 섣달 그믐 / 강백년(조선) 술 다 마시고 등불이 사그라지도록 잠을 못 이뤄새벽종이 울린 뒤에도 외롭고 쓸쓸한 마음 여전하네내년에는 오늘 밤 같은 섣달 그믐이 없어서가 아니고나도 사람인지라 가는 해가 아쉬워서라네 * 세모 / 엄원태한 해가 저문다파도 같은 날들이 철썩이며 지나갔다지금, 또 누가남은 하루마저 밀어내고 있다가고픈 곳 가지 못했고보고픈 사람 끝내 만나지 못했다생활이란 게 그렇다다만, 밥물처럼 끓어 넘치는 그리움 있다막 돋아난 초저녁별에 묻는다왜 평화가 상처와 고통을 거쳐서야이윽고 오는지를 ...지금은 세상 바람이 별에 가 닿는 시간초승달이 먼저 눈 떠, 그걸 가만히 지켜본다

2018.12.07

겨울나그네 / 관허스님|

겨울나그네 / 관허스님 낙엽 따라 여기오니 너무 춥다 지금쯤 저버린 꽃잎도 아플 것이다 그리움을 남긴 지난 가을 신열로 아플 것이다 한번쯤은 소리 없이 떠나야 하는 이 길을 걸어간다면 바람 부는 겨울날에 내리는 눈 마음에서 물고기로 요동친다 눈으로 조그마한 움막 짓고 바람으로 세상 말리며 살고 싶어 겨울의 나그네로 떠다닌다 눈보라치는 길을 가다보면 낙엽이 아직 흩어져 길 위에 쌓이고 가슴앓이 하는 내 시간의 계절로 돌아가는 마음 정처 없이 눈길을 걸어간다 너무나 여려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는 ..

2018.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