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날에 / 나태주 그림 / 김기창화백* 이 봄날에 / 나태주 봄날에 , 이 봄날에살아만 있다면다시 한 번 실연을 당하고밤을 새워머리를 벽에 쥐어박으며운다 해도 나쁘지 않겠다 * 꽃 진 자리에 / 문태준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꽃잎들이 떠난 빈 자리에 앉는 일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詩 2019.04.13
청주의 애인에게 [제증청주인(題贈淸州人)] 윤현 청주의 애인에게 [제증청주인(題贈淸州人)] 윤현 만남과 헤어짐은 본디 들쑥날쑥한 것 人間離合固無齊(인간이합고난제)눈물을 참으면서 손 놓은 것 후회로다 忍淚當時愴解携(인루당시창해휴) 꿈 속 넋 걸어갈 때 발자취가 남는다면 若使夢魂行有迹(약사몽혼행유적)청주성 북쪽이 모두 길이 되고 말았겠지 西原城北摠成蹊(서원성북총성혜) 국간(菊磵) 윤현(尹鉉: 1514-1578)이 충청도 관찰사로 재직할 때, 淸州에 사랑하는 여인이 있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눈물을 머금고 헤어졌다. 훗날 그녀를 그리워하며 위의 시를 지어 그녀에게 주었다. 이수광의 ‘지봉류설(芝峯類說)’에 수록된 이야기인데, 윤현의 문집인 ‘국간집(菊磵集)’에도 이 시가 그대로 수록되어.. 詩 2019.04.09
Nocturne / Ng Aik Pin Bethesda Fountain / Theodore Earl Butler / Oil on Canvas * Nocturne / Ng Aik Pin * - 그대에게 흐르고 싶습니다 - 그대를 그리워함에 무슨 이유가 있겠습니까. 그대를 만난 것이 우연이듯이 우리의 인연은 처음부터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대를 사랑함에 무슨 까닭이 있겠습니까. 까닭이 있다 해도 말할 수 없.. 詩 2019.04.06
삶 / 박경리 윤사월(閏四月) / 1987 / 25.8 x 17 / 종이에 채색 / 천경자화백* 삶 / 박경리 대개 소쩍새는 밤에 울고 뻐꾸기는 낮에 우는 것 같다 풀 뽑는 언덕에 노오란 고들빼기꽃 파고드는 벌 한 마리 애닮게 우는 소쩍새야 한가롭게 우는 뻐꾸기 모두 한 목슴인 것을 미친 듯 꿀 찾는 벌아 간지럽다는 고들빼기꽃 모두 한 목슴인 것을 달 지고 해 뜨고 비 오고 바람 불고 우리 모두가 함께 사는 곳 허허롭지만 따듯하구나 슬픔도 기쁨도 왜 이리 찬란한가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중 간주곡 詩 2019.04.03
아침에 쓰는 편지 - Ernesto Cortazar - La Vida Es Bella -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연주곡들 아침에 쓰는 편지 우련祐練신경희 오른 손 바닥에 솔잎 향기를 가득 담았습니다 길 섶에 앉아있는 민들레와 패랭이꽃 새 생명의 환희는 왼손에 담았습니다 벽을 허물고 당신에게 가는길 안개 걷힌 하늘아래 개망꽃의 하얀 웃음이 시린 광야에 흩어져 내렸습니다 두손모아 기도하는 마음.. 詩 2019.04.01
봄기도 - Robert Frost ♣ 봄기도 - Robert Frost 오, 오늘은 이 꽃이나 즐기게 해주소서 아직도 너무 멀어 불확실한 수확일랑 잊어버리고 오늘은 이곳에서 한해가 소생하는 광경에 빠지게 해주소서 오, 하얗게 꽃핀 과수원에서 즐기게 해주소서 낮은 더없이 아름답고 밤은 유령같은 곳 나무랄데 없는 과수 주위를 .. 詩 2019.03.30
그리움이란 / 릴케 그리움이란 / 릴 케 그리움이란 이런 것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의 삶 그러나 시간 속에 고향은 없는 것 소망이란 이런 것 매일의 순간들이 영원과 나누는 진실한 대화 그리고 산다는 것은 이런 것 모든 시간 중에서도 가장 고독한 순간이 어제 하루를 뚫고 솟아오를 때까지 다른 시간들과.. 詩 2019.03.26
넋 - 천상병 넋 - 천상병 넋이 있느냐 라는 것은,내가 있느냐 없느냐고 묻는 거나 같다.산을 보면서 산이 없다고 하겠느냐?나의 넋이여!마음껏 발동해 다오.내 몸의 모든 움직임은,바로 내 넋의 가면이다.비 오는 날 내가 다소 우울해지면,그것은 즉 넋이 우울하다는 것이다.내 넋을 전세계로 해방하여 넓직하게 발동케 하고 싶다. (Deep Down Inside - Back To Earth) 詩 2019.03.25
그리운 꽃편지 ... 김용택 그리운 꽃편지 ... 김용택봄이어요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데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이 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소식 주셔요 詩 2019.03.25
산다는 것 / 박경리 칼 빌헬름 홀쇄 1863-1935 덴마크/"창 가에서의 기다림" 73x66.7cm * 산다는 것 / 박경리체하면바늘로 손톱 밑 찔러서 피 내고감기 들면바쁜 듯이 뜰 안을 왔다 갔다상처 나면소독하고 밴드 하나 붙이고정말 병원에는 가기 싫었다약도 죽어라고 안 먹었다인명재천나를 달래는데그보다 생광스런 말이 또 있었을까팔십이 가까워지고 어느 날부터아침마다나는 혈압약을 꼬박꼬박 먹게 되었다어쩐지 민망하고 부끄러웠다허리를 다쳐서 입원했을 때발견이 된 고혈압인데모르고 지냈으면그럭저럭 세월이 갔을까눈도 한쪽이 백내장이라 수술했고다른 한쪽은치유가 안 된다는 황반 모라는 병초점이 맞지 않아서곧잘 비틀거린다하지만 억울할 것 하나도 없다남보다 더 살았으면 당연하지속박과 가난의 세월그렇게도 많은 눈물 흘렸건만청춘은 너무나 짧고.. 詩 2019.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