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모차르트 / 교향곡 13번 F장조

창포49 2015. 7. 29. 13:17

 

 

  

 


 

 

Symphony No.13 in F major, K.112

모차르트 / 교향곡 13번 F장조

 

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1악장 (Allegro)
Christopher Hogwood, cond. / The Academy of Ancient Music


 

2악장 (Adante)

Christopher Hogwood, cond. / The Academy of Ancient Music


3악장 (Menuetto & Trio)
Christopher Hogwood, cond. / The Academy of Ancient Music

 

 

4악장 (Allegro Molto)
Christopher Hogwood, cond. / The Academy of Ancient Music

 

 

모차르트가 남긴 작품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장르로 오페라와 더불어 협주곡을 꼽는 데에는 별다른 이견이 없어 보인다. 특히 그의 완숙기인 빈 시절(1781~1791)에 탄생한 열일곱 편의 피아노 협주곡은 그의 예술적 발전의 선명한 궤적이자, 18세기 협주곡사의 가장 빛나는 기념비로 추앙되고 있다. 그런데 이 피아노 협주곡들은 빈 시절 모차르트의 가장 중요한 수입원이기도 했다. 그는 대개 자신이 주최하는 예약연주회에서 직접 연주할 요량으로 피아노 협주곡을 썼으며, 그 공연을 통해서 연주회 수입뿐 아니라 제자들도 확보했던 것이다. 아울러 피아노 협주곡은 그와 빈 청중들 간의 주요 소통창구이기도 했다.

 

 

빈 시절 모차르트의 첫 피아노 협주곡들은 1782년 말에서 1783년 초 사이에 나왔다. 그 세 작품은 제11번 F장조(K.413), 제12번 A장조(K.414), 제13번 C장조(K.415)이다. 사실 이들의 작곡 및 초연은 제12, 11, 13번의 순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지만, 훗날 ‘쾨헬 번호’가 정리되는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번호를 갖게 되었다. 여기서는 그 중 마지막 작품인 [피아노 협주곡 제13번 C장조]를 살펴보자.

 

<빈의 궁전 (쇤브룬 궁 )>

 

모짜르트는 1762년 1월에 뮌헨으로 첫 여행을 한데 이어서, 9월에는 가족 4명이 빈을 방문하여, 10월 13일에 교외 쇤브룬의 이궁(離宮)의 마리 테레제 여황제의 부름을 받아 어전 연주를 했다. 여황제에게는 모짜르트보다 1살 위인 왕녀가 있었다. 모짜르트가 마루바닥에 자빠졌을 때 함께 놀고 있던 왕녀가 부축해서 일으켜 주었다. 이 때 기뻐한 모짜르트는 '나와 결혼해 달라'고 말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녀는 후에 프랑스의 루이 16세의 왕비가 된 마리 앙트와네트 왕녀였다.
 

 

모차르트가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제10번 E♭장조(K.365)] 이후 약 5년여 만에 다시 피아노 협주곡에 손을 댔던 이유는 당시 빈의 음악적 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즉 당시 빈에서 신흥 악기였던 피아노(포르테피아노)의 보급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에 따라 빈 청중이 가장 선호하는 장르도 피아노 협주곡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모차르트도 다소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협주곡들을 쓰면서 그는 빈 청중의 취향을 살피면서 자신의 음악 스타일이 그들 사이에 성공리에 안착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1782년 12월 28일,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쓴 유명한 편지에서 그런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 협주곡들은 너무 쉬운 것과 너무 어려운 것 사이에서 행복한 균형을 이루고 있어요. 매우 화려하고 듣기에 유쾌하고 자연스러우며, 지루한 구석이 없지요. 여기저기에 감식가들만이 만족할 만한 패시지들도 있지만, 감식력이 떨어지는 이들조차 왜 그런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작곡되었답니다.

 

 

예술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 심사 숙고했던 그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세 작품은 기본적으로 빈 청중의 보수적인 기호를 거스르지 않는 한도 내에서 마무리되었으면서도 모차르트 특유의 개성은 충분히 드러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제11번 F장조]와 [제12번 A장조]가 다분히 살롱적 취향인 수수한 표정과 온건한 구성을 취하고 있는 데 비해, 마지막 작품인 [제13번 C장조]는 보다 과감하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도 앞선 두 작품을 통해서 빈 청중의 취향을 충분히 파악한 모차르트가 비로소 본색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데, 이런 관점에서 이 [피아노 협주곡 제13번 C장조]를 빈 시절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창작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간주해도 좋을 듯싶다.

 

피아노협주곡은 피아노 독주와 관현악이 어우러지는 음악 장르로, 18세기경 크게 유행하였다

 

 

이 협주곡에서 우선 주목할 부분은 기본 조성이 ‘C장조’라는 점이다. 18세기의 작곡가들은 각 조성마다 고유의 성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비록 그에 대한 규정은 작곡가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모차르트에게 있어서 C장조는 ‘아폴론적인 장대함’을 의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단적인 예로 유명한 [주피터 교향곡]을 들 수 있는데, 그 교향곡에서처럼 이 협주곡에서도 당당하고 화려한 울림, 군대행진곡 풍의 리듬, 밝고 쾌활한 표정을 만날 수 있다. 모차르트는 이 협주곡의 관현악 파트에 파곳, 트럼펫, 팀파니를 추가했는데, 이러한 편성은 당시 그가 고려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규모였다.

 

또 하나 두드러지는 부분은 대위법의 적극적인 부각이다. 무엇보다 곡의 첫머리부터 카논풍의 진행이 나타나며, 첫 악장에 나타나는 여러 주제들도 거의 대위법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빈 시절에 모차르트는 유력한 음악애호가이자 후원자인 판 스비텐 남작을 통해서 바흐와 헨델의 작품세계에 새로이 눈을 떴고, 그 대가들의 음악을 연구하여 자신의 양식을 발전 심화시키는 동력으로 삼았다. 비록 이 협주곡은 그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작품이었던 탓에 조금은 불균형한 듯한 모습도 보여주지만, 첫 악장의 활기찬 추진력과 마지막 악장의 생생한 색채 등에서 모차르트 특유의 진취성과 독창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