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에밀리 디킨슨
3월이네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
아마 걸어 오셨나보군요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나요?
아, 3월 바로 저랑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지요
3월 / 오세영
흐르는 계곡 물에
귀 기울이면
3월은
겨울 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만발한 진달래 꽃숲에
귀 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새순을 움틔우는 대지에
귀 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빠는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아아, 눈부신 태양을 향해
연녹색 잎들이 손짓하는 달
3월은
그날, 아우내 장터에서 외치던
만세 소리로 오는 것 같다
3월의 시/나태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 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한번 새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 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 하겠지
Phan Thu Trang
3월에 / 이해인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 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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