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창포49 2013. 6. 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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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읽는다 / 박완서	
  
 
심심하고 심심해서 시를 읽는다  
왜  사는지 모르겠을 때도
위로 받기 위해 시를 읽는다.
 
등 따습고 배불러  
정신이 돼지처럼 무디어져 있을 때 
시의 가시에 찔려
정신이 번쩍 나고 싶어 시를 읽는다.
 
나이 드는 게 쓸쓸하고,
죽을 생각을 하면 무서워서 시를 읽는다.
 
꽃피고 낙엽지는 걸 되풀이해서
봐온 햇수를 생각하고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년에 뿌릴 꽃씨를 받는 
내가 측은해서 시를 읽는다.
 
 
 
  
 Last spring
     

 

파가니니,사랑의 이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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