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안내 / 류시화

창포49 2019. 7. 1. 09:55

                                                                   






* 신의 안내 / 류시화

다음 행선지로 가기 위해
푸쉬카프의 노천 찻집에 앉아 여행가이드북을
뒤적이고 있는데, 지나가던 사두가 말했다.
"힌두스탄을 여행하면서 그까짓 안내 책자에 의지하지 말라.
신으로 하여금 그대의 여행을 인도하게 하라."





* 어디서 왔는가 / 류시화

"당신은 어디서 왔습니까?"
내가 묻자, 남인도 케랄라에서 만난 사두가 말했다.
"난 아무 데서도 안 왔소. 난 언제나 여기서 있었소.
그리고 난 아무 데로도 가지 않을 것이오."
그 말이 듣기 좋았다.
언제나 여기에 있었따는.....
늘 여기 저기 떠돌아다니는 나 같은 여행자에게
그것은 잠언과도 같은 말이었다.





* 인생 수업 / 류시화

"내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북인도 심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내가 묻자,
히말라야 산중의 강고트리로 가는 중인 고행승 사두가 말했다.

"우리 모두는 인생 수업을 받으러 온 학생들이라는 사실이지.
그것을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하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 - 박인환  (0) 2019.07.04
                                                                                            7월 - 목필균  (0) 2019.07.03
                                                                                            이팝꽃/초동  (0) 2019.06.28
                                                                                            시에게 - 이해인  (0) 2019.06.26
                                                                                            사랑은 / 오스카 햄머스타인  (0) 2019.0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