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천만편梨花千萬片

창포49 2019. 1. 18. 08:43

배꽃 천만 조각이 맑고 빈 집에 날아드는데 

목동이 부는 피리소리 앞산을 지나가건만 

사람도 보이지 않고 소도 보이지 않네.


梨花千萬片  飛入淸虛院  木笛過前山  人牛俱不見 

이화천만편  비입청허원  목저과전산  인우구불견 


- 청허휴정(淸虛休靜)


* 불교의 말씀은 언제나 그 격식이 있다.

이 선시(禪詩)도 얼핏 보기에 배꽃이 휘날리는 봄날의 모습과 

목동이 소를 타고 피리를 불고 가는 그림 같은 풍경을 그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선시(禪詩)가 갖추어야 할 격식과 깊은 내용을 분석보면

진공묘유(眞空妙有), 즉 묘유(妙有)와 진공(眞空), 진공(眞空)과 묘유(妙有)가

하나로 어우러진 중도(中道)를 아름답게 잘 나타내고 있는 선시(禪詩)다. 

선천선지(禪天禪地)에 선화(禪花)가 휘날린다.

선(禪)의 하늘 선(禪)의 땅에 선(禪)의 꽃이 휘날린다. 


-  무비스님 / 장백산님 제공




 

 

 - 감미로운 크래식소품 14 / 김일수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