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 허윤정

창포49 2018. 9. 28. 21:21

              








빈집 ... 허윤정



나무는 이제

흔들릴 잎새 하나

달고 있지 못하다


목숨의 집 다 비우고

빗자국 난 뜨락

발자취 하나 없다.















작약꽃 피던 날에 ... 허윤정


우리 집

빈 뜨락에

작약꽃이 피는 날엔

북 찢는

아픔으로

적막마저 숨죽이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웃고 가던 하루해


고단한

이승 살이,

깨고 나면 꿈이던가

그림자

돌려주고 떠나려는

이 한철을

머리 푼

살풀이춤이

오색으로 휘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