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 박경리
다 그렇게 살다 갔을거야
응어리 삼키는 강가
구름 한 점 내마음 한 점
한 점
점만큼 줄어든 영혼
펴 보면 갈청같이 엷을거야
찢어지겠지
체념 / 박경리
타일렀지
이곳은 자유의 천지
해야 할 일 충분하고
푸성귀 아쉽지 않았고
거닐 수 있는 울타리 안은
꽤 넓은 편이며
밤에는 소쩍새 우는 소리
타일렀지
이곳은 나의 자유
해방된 곳이라고
새벽 / 박경리
커튼 걷고 밖을 내다본다
하늘 아래 아파트가 하얗게 떠 있고
조박지 같은 공간의 나무들
밤비에 젖는다
새벽 4시 반
산책하는 사람들 아직은 없다
우주에서 돌고 있는 지구
자전하는 소리만 들려오는 것 같다
하얀 아파트
그것들이 안개꽃이면 좋겠다
꽃의 화가 / 김재학
내 모습 / 박경리
살갗이 터지고
등이 휘어진
고목 한 그루
망망대해
육지는 아득한데
노 잃은 사공
꽃과 같이 피었던가
나비같이 날았던가
이정표도 없이
내세에는
꽃으로 태어날까
나비로 태어날까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후니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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