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와당) ▲ 백제와당 백제 7세기 지름 10.7 ~19.0cm. 국립중앙박물관.
"2010년 세계대백제전"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기와특별전"을 아주 흥미롭게 보았다. 전시회에는 백제시대 유적에서 출토된 와당(瓦當)들이 망라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 신라, 일본의 아스카시대, 중국의 남북조시대 와당들을 함께 비교 전시하여 각국의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모습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똑같은 연꽃무늬 수막새 와당인데 백제는 우아하고,고구려는 굳세고, 신라는 화려한 느낌을 준다. 일본 기와는 디자인이 깔끔하고 중국 기와는 형태미가 강하다. 이것은 와당뿐만 아니라 삼국과 동아시아 미술 전반에 나타나는 미적 특징이기도 하다.
그것을 연꽃무늬 와당이라는 단일 주제로 놓고 보니 더욱 명확히 드러나는 것이 너무도 신기하고 유익했다. 삼국시대 건축에 언제부터 기와가 나타났는지는 명확치 않지만<삼국사기>고구려 미천왕조를 보면, 그는 어려서 신분을 감추고 수실촌의 한 부잣집에서 머슴살이를 했는데 집주인이 아주 못되게 굴어 어떤 때는 개구리 소리가 시끄러워 잠을 못 잔다며 어린 을불(미천왕)에게 밤새도록 연못에 "깨진 기왓장"을 던지게 했다고하니 그 이전부터 기와가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원삼국시대 와질도기가 나타나는 1세기 무렵부터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삼국 중 백제 기와가 단연 돋보인다. 백제는 장인을 사회적으로 우대하여 기와 잘 굽는 와공(瓦工)을 와박사(瓦博士)라고 했다.
많은 와박사가 아스카시대 일본에 파견되었고신라 황룡사 건축에 초빙된 백제의 아비지는 와박사를 대동하고 갔으니 신라와 일본 와당에 백제의 영향이 나타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일이다. 백제와당의 백미는 8판 연꽃잎을 보드랍게 공굴리는 형태미에 있다. 유연한 볼륨감을 강조하기 위하여 가볍게 테두리를 두르기도 했고봉긋이 솟은 모습을 위하여 귀꽃을 살짝 뾰족이 세우기도 했다. 공굴림이나 귀꽃이 더 강했다면 그런 우아함은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백제 와박사들은 디자인의 절제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던것 같다.
(유홍준의 국보순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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