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거야 / 우창헌展

창포49 2012. 1. 23. 15:19

 

 

 

 

 

 

 

 

우창헌展

 

 

 

 

초혼 2009

 

별이 총총 박힌 눈내린 마을이 있다

사람들은 그 곳에선 아이들 같으리라

지붕을 덮은 눈은 사물을 포근하게 감싸줄 뿐

어느 것도 얼리지 않는다

결코 상하지 않는 사랑은 그렇지 않을까

시간도 역사도 그들을 떨어뜨려 놓지 못할 것 같은...

밤이 와도 차갑지 않다

아니 차가울 수가 없다

 

 

회생 2009

 

 

그 곳에선 포옹이 깊어도 부끄럽지 않고

남녀 구분도 없다

눈꽃인지 모를 빛나는 꽃들은 벚꽃을 얼린 듯

작은 송이마다 이야기로 맺혀 있고

그들은 서로 안아주며 하나가 된다

물에 비친 그들의 그림자마저도 왜곡이 없는

그 곳에는 늘 소망이 넘치리라

 

 

 

작은 사람의 마을

 

소나 농부나

새참을 지고 가는 아낙과 아이는

다 같은 생명일 뿐...

서로가 감사한 마을은 꽃이 만발할 수밖에 없으리...

유난히 송이 송이 실하게 핀 꽃들...

 

 

귀향

 

밤에는 아마 마을이 하늘에 떴다지...

물도 하늘도 구분없이

근심도 없이 떠서 살았다지...

그럴 수 있다면...

욕심없이 그저 마음으로 즐거워하는 이들의

집은 천국과도 같고 방주와도 같아 보인다

 

 

겨울, 사람의 마을

 

산은 높아서 더 신성하고 순수해 보인다

거룩이 사라지지 않은 마음이라면

늘 눈덮인 산을 보리라

맑디 맑은 사슴같은 눈으로 바라보며

산 아래에서 그들은 서로 상처줄 수가 없으리라

하늘이 지켜보기에...

 

 

빛의 예감

 

도시는 이미 오래전에 화석이 되어버렸다

마음이 마른 사람들은

다이아몬드가 되었다 한다

그래서 슬픈 도시의 무덤만이 남았으리라

그들은 포옹으로 다짐한다

결코 사랑을 잃지 않기를...

 

 

빛의 예감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에도 소망은 있다

아직 땅에 서 있고 하늘도 봄을 약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빛을 예감하며 부활을 꿈꾼다

 

 

빛의 예감

 

언제나 세상은 남자와 여자로 인해 지켜졌다

사랑...사랑의 결실...

생명을 잉태할 것같은 아름다운 만남은 결코 소멸하지 않는다

격정...애정... 우정... 연민...

모든 사랑의 감정들이 그들의 포옹으로 인해 세상에 향기로 퍼진다

그래서 그들의 세상은 더 아름다우리라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진정한 사랑은 마르지 않기에...

그들은 세상을 이어간다

그들의 사랑은 자체로도 부활일 것이다

 

Y

 

Lex Yeux Fermes(눈을 감고) - Andre Gagnon

 

 

 

연두시대는 화해의 노래이다. 그리고 그건 반쯤은 소망사항인지도 모른다.

왜냐면 나는 여전히, 너그러운 사랑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는,

고통스러워하며 망집에 휘돌리는 작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세상의 어둡고 황폐한 측면은 늘 바라보면서,

인간과 사물의 아름다움과 미덕들은 너무나 조금밖에 보지 못한다.

실제로 삶이라는 잔은 그리 크지가 않아서, 향기로운 것들로만 가득 채우려 해도

그저 한모금이면 충분할지도 모른다. - 우창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