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출처;음악정원
글쓴이;사맛디
- 댓닢자리 - 김수온(金守溫),述樂府辭 十月層氷上 시월층빙상 寒凝竹葉棲 한응죽엽서 與君寧凍死 여군녕동사 遮莫五更鷄 차막오경계 겨울밤 두꺼운 얼음 위에 댓잎 자리 깔고 누워 님과 함께 얼어 죽을지언정 새벽닭아 울지 말아라 추운 겨울밤 살을 에이는 바람이 차갑다. 사랑하는 男女가 얼어 붙은 얼음 위에 댓잎으로 앉을 자리를 만들어 놓고 추운지도 모르고 뜨거운 사랑에 빠져 있다. 비록 님과 함게 차라리 얼어죽을지라도 이 밤이 새지 않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부디 부디.. 남여의 애타는 마음은 간절하기만 하다. 제발이지 새벽닭이 울어서 우리의 사랑을 깨게 하지 말아라. 고려 가요의 악부로 전하여 온 만전춘별사(滿殿春別詞) 가사의 이상곡(履霜曲)의 내용을 한시로 의역한 것인데 남여의 애절한 사랑을 노래한 글이다. 원래 노래는 이렇다. "얼음 위에 댓닢 자리 보아, 님과 내가 얼어죽을망정, 정(情) 둔 오늘 밤 더디 새오시라. 더디 새오시라." 꽁꽁 언 얼음 위에 차가운 댓잎, 차라리 얼어 죽어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그런 화끈한 사랑 한번 하고 싶구나. 이는 이성간의 노골적인 사랑 타령의 음란물(淫亂物)이라 하여, 대다수 유학자들이 속으로야 어떻든, 혀 차고 상 찌푸리며, 문학상으로는 일고의 가치도 인정하지 않으려 해 왔던, 남여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인 것이다. 더구나 만전춘별사 4.5장에 이런 가사도 있다. 오리야 오리야 어린 비오리야 여울은 어디 두고 소(沼)에 자러 오냐? 소 곧 얼면 여울도 좋으니 여울도 좋으니 남산(南山)에 자리 보아 옥산(玉山)을 베고 누워 금수산(錦繡山) 이불 안에 사향 각시를 안고 누워 약(藥) 든 가슴을 맞추옵사이다 맞추옵사이다. `차막(遮莫)’은 여러 가지 뜻이 있지만, 여기서는 하지 말라는 금지의 뜻으로 쓰였다. 시대를 뛰어넘어 오늘에 읽어봐도 참으로 솔직 대담한 내용이다. 지금 전국은 한파로 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늘과 땅이 꽁꽁 열어 붙었다. 날씨가 춥다못해 그야말로 엄동설한(嚴冬雪寒)이다. 서남해 지방에는 폭설이 내려 눈 피해가 극심하다. 계속되는 추위로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겨울은 사흘은 따뜻하고 나흘은 추운 기후인데 요즘은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추워도 코 훌쩍이며 배꼽 드러내 놓고 살았던 그 옛날의 삼한사온(三寒四溫)이 그립다. 오늘도 짧은 겨울해는 지고 눈이 오려는지 바람이 불고 춥다. 어디선가 새벽닭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꼬끼오, 꼬끼오.. * 김수온(金守溫1409~1481): 문신. 학자. 자 문량(文良). 호 괴애(乖崖). 본관 영동(永同). 공조 판서. 영중추부사 등 역임. 사서오경의 구결(口訣)을 정하고, 명황계감(明皇誡鑑)을 국역하는 등, 국어 발전에 힘썼으며 의방유취(醫方類聚)를 편찬. 금강경 등 국역. 저서에 <식우집>이 있다. 시호 문평(文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