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그리운 이 그리워 / 오세영

창포49 2017. 4. 3. 23:34

              



 
그리운 이 그리워
 

오세영 


그리운 이 그리워
마음 둘 곳 없는 봄날엔
홀로 어디론가 떠나 버리자.

사람들은
행선지가 확실한 티켓을 들고
부지런히 역구를 빠져 나가고
또 들어오고,
이별과 만남의 격정으로
눈물 짓는데

방금 도착한 저 열차는
먼 남쪽 푸른 바닷가에서 온
완행.
실어 온 동백꽃잎들을
축제처럼 역두에 뿌리고 떠난다.

나도 과거로 가는 차표를 끊고
저 열차를 타면
어제의 어제를 달려서
잃어버린 사랑을 만날 수 있을까.

그리운 이 그리워
문득 타 보는 완행 열차
그 차창에 어리는 봄날의
우수.

 

♪제비(섹소폰)



 




'미술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탄식 / 헤르만 헤세  (0) 2017.04.05
저녁별처럼 - 문정희|  (0) 2017.04.04
목련꽃 필 무렵   (0) 2017.04.02
[스크랩] 이집트 보물전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0) 2017.04.01
등 푸른 여자 / 신달자  (0) 2017.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