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뼈아픈 후회/황지우

창포49 2017. 2. 18. 14:38

 


When Winter Comes

1).CHRIS DE BURGH

2).André Rieu

         

      


       






뼈아픈 후회  - 황지우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속엔 언제나 부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돌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희생,

나의 자기 부정 ;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주는

바람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