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9월 / 헷세

창포49 2016. 9. 11. 19:34

              

 

9월 / 헤세

                                    

정원이 슬퍼한다

꽃송이 속으로 빗방울이 차갑게 스며든다

임종을 향하여

여름이 가만히 몸을 움츠린다

높은 아카시아나무에서

잎이 황금빛으로 바래져 하나씩 떨어진다

죽어 가는 정원의 꿈 속에서

여름은 놀라고 지쳐 웃음 짓는다

여름은 아직도 장미 곁에

한참을 머물며 위안을 찾다가

그 크고 지친 눈을

조용히 감는다

지리산 매동마을

 

 

 

 

홀연히 어떤 이가 콧구멍이 없다 하는 말을 듣고
문득 삼천대천세계가 바로 나임을 깨달았네.
유월 연암산 아래 길에
일 없는 들사람이 태평가를 부르도다.

홀문인어무비공(忽聞人語無鼻空)
돈각삼천시아가(頓覺三千是我家)
유월연암산하로(六月燕巖山下路)
야인무사태평가(野人無事太平歌)

- 경허성우(鏡虛惺牛, 1846~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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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덕전등록에 나오는 이견왕과 바라제 존자의 대화

 

바라제 존자가 불교에 대하여 부정적인 남천축의 이견왕을

교화하기 위하여 찾아가자 이견왕이 물었다.

어떠한 것이 부처입니까?”

존자가 대답하기를 견성을 하면 부처입니다.”

대사는 견성하셨습니까?”

나는 불성을 보았습니다.”

성품이 어느 곳에 있습니까?”

작용하는데 있습니다.”

무엇이 작용이기에 나는 지금 보지 못합니까?”

지금도 작용을 하건마는 왕이 스스로 보지 못합니다.”

왕이 묻기를, “그러면 나에게도 있습니까?”

존자 답하기를, “왕이 만일 작용을 하시면 불성 아님이 없거니와

왕이 만일 작용하지 않으시면 체()도 또한 보기가 어렵습니다.”

 

- 경허대사와 5대 제자(김성우 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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