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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
김 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 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월광(月光), 월광(月狂) / 김태정 ♡
불을 끄고 누워
월광을 듣는 밤
낡고 먼지 낀 테이프는
헐거워진 소리로 담담한 듯, 그러나
아직 삭이지 못한 상처도 있다는 듯
이따금 톡톡 튀어오르는 소리
소리를 이탈하는 저 소린
불행한 음악가가 남긴 광기와도 같아
까마득한 상처를 일깨워 주네
어느 생엔가 문득 세상에 홀로 던져져
월광을 듣는 밤은
미칠 수 있어서
미칠 수 있어서 아름답네
오랜만에 상처가 나를 깨우니
나는 다시 세상 속에서 살고 싶어라
테이프가 늘어지듯 상처도
그렇게 헐거워졌으면 좋겠네
소리가 톡톡 튀어오르듯 때론
추억도 그렇게 나를 일깨웠으면 좋겠네
불을 끄고 누워 월광을 듣는 밤
저 창밖의 환한 빛은
달빛인가 눈빛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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