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낙옆이 쌓인 자리

창포49 2015. 12. 6. 01:49

 

 

              낙옆이 쌓인 자리 / 수메르 길은 멀어도 앞서간 객승의 자취를 따라 숲을 지나 개울로 가면 계곡마다 물소리가 지천에 가득한데 내면을 적시던 갈망은 비등(飛藤)조차 못한 채 구하는 것 없어도 뜻은 멀기만 하고 풍경을 바라보듯 연민했던 득의가 서러워라 하늘을 헤아려 노을이랄 것도 없는 황혼이 밀릴 때면 그림 같이 펼쳐지는 전생의 기억들 물 위에 어리던 산그늘은 사라지고 강 건너 주막집 홀로 선 불빛만 너울렁 춤을 춘다 꿈은 항상 어둠의 경계에서 무너지던가 떠나간 것들은 모두 전설이 되고 지난날은 스스로 독백이 되는 것 표정 없는 여정길을 낭낭한 꽃잎으로 흩날리다 누군가 이별을 말할 때 산 자와 죽은 자를 더불어 풍화된 그림자에 지친 몸을 누이니 날은 저물어도 갈 곳 없는 나그네처럼 만상에 걸린 탁음 같은, 강을 건너오는 바람소리 낙엽이 몰려가 겹겹이 쌓인 자리 정적을 가로질러 무의로 번지는 그리움의 메아리가 아프게 출렁인다

       

      가져온 곳 : 
      카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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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수메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