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시간의 끝자락엔

창포49 2015. 7. 9. 21:25

 



            시간의 끝자락엔 / 수메르 비는 여전히 내리지 않고 신들린 햇살이 풍경속으로 사라진 후 문득 사랑이 떠나간 자리 우리가 보는 것은 바깥이 아니라 마음이었을까 낯선 것들은 인식이 힘들고 눈물은 종종 가식적이며 반복되는 일상은 가뭄처럼 메마르다 삶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 둔탁한 끌림이나 몰입된 흔적도 없이 기나긴 여정도 한 걸음 같은 착각 마음 크기만큼 먼 곳이 보이질 않으니 막연한 삶의 애착만으론 어디에도 정처를 얻지 못할 것이므로 강물에 쓸려가는 조난자인 양 어차피 같은 땅을 딛고 살 수 없는 것들 어떤 소문에도 흔들림 없이 함부로 타인의 영역에 발을 들여 놓지 않고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법은 있으려니 자신만의 어둠을 응시한 채 이미 떠나간 새의 이름을 부르거나 잊혀진 꿈의 뒷면을 파고드는 슬픔 같은 반점들의 나부낌 세월은 외부로 통하는 또하나의 길이니 눈을 감으면 겹겹이 풀어지는 매듭 사이로 죽음은 언제나 숙명처럼 삶을 관통하고 덧없음이 만발한 시간의 끝자락엔 적막을 휘저으며 빈 나룻배가 강을 건넌다

       

      가져온 곳 : 
      카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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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수메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