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한시 - 옛 님 생각 /민사평(閔思平)

창포49 2015. 6. 6. 14:41

 

 

한시의 산책







          - 옛 님 생각
          - 민사평(閔思平),情人 情人相見意如存 須到黃龍佛寺門 정인상견의여존 수도황룡불사문 氷雪容顔雖未覩 聲音?佛尙能聞 빙설용안수미관 성음방불상능문 고운 님 보고픈 생각이 나면 황룡사 문 앞으로 달아 오소서. 빙설 같은 얼굴이야 비록 못 봐도 방불(?佛-흐릿하거나 어렴풋함)한 그 목소린 여태 들려요. 민간에서 불려지던 노래를 민사평(閔思平)이 한시로 옮긴 것이다. 고려 말 경주의 황룡사(皇龍寺)는 폐허가 되었을텐데, 그 절집의 문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었을까? 읽기만 해도 마음이 먹먹해 온다. 살다 보면 문득 가버린 님이 생각날 때가 있겠지.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말도 못하게 그리운 날이 있겠지. 그대! 살다가 그런 날 만나게 되거든 아무 말 말고 황룡사 문 앞으로 찾아오소서. 빙설처럼 고운 그 모습이야 보이지 않겠지만, 가만히 눈을 감고 그 앞에 서면 그 님의 그 목소리가 지금도 소곤소곤 들려옵니다. 따뜻한 봄 햇살에 종다리들 하늘 꼭대기까지 조잘대며 올라가고, 우리 사랑했던 아름답던 시간들 주춧돌 위에 여태도 남아 반짝입니다. 무지개로 걸리던 빛나던 맹세는 어디로 갔을까? 사랑했던 그 사람은 어디에 숨었나? 잊었던 그 사랑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날이면, 맺지 못한 꿈이 안타까운 날이면, 나는 기둥만 남은 황룡사 일주문 앞에 와서 눈감고 그 기둥(幢竿支柱-당간지주)에 기대곤 합니다. 저녁 하늘을 울리는 범종(梵鍾) 소리 더엉, 덩 .. * 민사평(閔思平1295~1359): 자 탄부(坦夫). 호 급암(及庵) 본관 여흥(驪興) 시호 문온(文溫). 산원(散員), 별장(別將) 등 무관직에 임명되었으나 취임하지 않고 충숙왕 때 문과에 급제 감찰대부(監察大夫)를 지내고 여흥군(驪興君)에 봉해졌다. 충정왕(忠定王,1337~1352)을 따라 원나라에 갔던 공으로 충정왕이 즉위하자 공신의 칭호를 받고 첨의참리(僉議參理), 찬성사, 상의회의도감사(商議會議都監事) 역임. 시서(詩書)를 좋아하고 학문에 뛰어나 이제현(李齊賢) 등과 함께 문명을 날렸다. 보물 제708호인 <급암선생시집>은 그의 시문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