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낸사람
- : 창포 <soonhee901@daum.net> 14.11.28 11:05 주소추가 수신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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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날짜 |
: 2014년 11월 28일 금요일, 11시 05분 26초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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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포 <soonhee901@daum.net> 14.11.28 11:05 주소추가 수신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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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에 대하여 / 신달자 그를 애타게 기다린 적이 있었다 스무 살 때는 열손가락 활활 타는 불꽃 때문에 임종에 가까운 그를 기다렸고 내 나이 농익은 삼십대에는 생살을 좍 찢는 고통 때문에 나는 마술처럼 하옇게 늙고 싶었다 욕망의 잔고는 모두 반납하라 하늘의 벽력 같은 명령이 떨어지면 네 네 엎드리며 있는 피는 모조리 짜 주고 싶었다 피의 속성은 뜨거운 것인지 그 캄캄한 세월 속에도 실수로 흘린 내 피는 놀랍도록 붉었었다 나의 정열을 소각하라 전소하라 말끔히 잿가루도 씻어내려라 미루지 마라 나의 항의 나의 절규는 전달이 늦었다 20년 내내 전갈을 보냈으나 이제 겨우 떠났다는 소식이 당도했다 이젠 마음을 바꾸려는 그 즈음에...
그대 쓸쓸함은 그대 강변에 가서 꽃잎 띄워라 내 쓸쓸함은 내 강변에 가서 꽃잎 띄우마 그 꽃잎 얹은 물살들 어디쯤에선가 만나 주황빛 저녁 강변을 날마다 손잡고 걷겠으나 생은 또 다른 강변과 서걱이는 갈대를 키워 끝내 사람으로는 다 하지 못하는 것 있으리라 그리하여 쓸쓸함은 사람보다 더 깊고 오랜 무엇 햇빛이나 바위며 물안개의 세월, 인간을 넘는 풍경 그러자 그 변치않음에 기대어 무슨일이든 닥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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