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고백
너에게 띄우는 글
어떤 기도
슬픈 날의 편지
사라지는 침묵 속에서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맑고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내가 심은 꽃씨가 처음으로 꽃을 피우던 날의 그 고운 설레임으로 며칠을 앓고 난 후 창문을 열고 푸른 하늘을 바라볼 때의 그 눈부신 감동으로 비 온 뒤의 햇빛 속에 나무들이 들려주는 그 깨끗한 목소리로 별것 아닌 일로 마음이 꽁꽁 얼어붙었던 친구와 오랜만에 화해한 후의 그 티없는 웃음으로 나는 항상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싶다 못 견디게 힘든 때에도 다시 기뻐하고 다시 시작하여 끝내는 꽃씨를 닮은 마침표 찍힌 한 통의 아름다운 편지로 매일을 살고 싶다
내가 너무 커버려서 맑지 못한 것 밝지 못한 것 바르지 못한 것 누구보다 내 마음이 먼저 알고 나에게 충고하네요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다 욕심이에요 거룩한 소임에도 이기심을 버려야 순결해진답니다 마음은 보기보다 약하다구요? 작은 먼지에도 쉽게 상처를 받는다구요? 오래오래 눈을 맑게 지니려면 마음 단속부터 잘해야지요 작지만 옹졸하진 않게 평범하지만 우둔하진 않게 마음을 다스려야 맑은 삶이 된다고 마음이 마음에게 말하네요 내게 기쁜 일이 있을 때마다 제일 먼저 달려와 웃으며 손잡아주는 봄 햇살 같은 친구야 내가 아프고 힘들어 눈물이 날 때마다 어느새 옆에 와서 "울지마, 내가 있잖아" 라고 말해주던 눈이 맑은 친구야 내가 무얼 잘못해도 꾸지람하기 전에 기도부터 먼저 해주는 등대지기 같은 친구야 고마운 마음 전하고 싶어 새삼 너에게 편지를 쓰려니 "내 생일도 아닌데 편지를 쓰니?" 어느새 옆에 와서 참견하는 너 너와 함께 웃다가 나는 편지도 못 쓰고 네 이름만 가득히 그려 놓는다 이름만 불러도 내안에서 언제나 별이 되어 반짝이는 그리운 친구야 용서를 위한 기도 그 누구를 그 무엇을 용서하고 용서받기 어려울 때마다 십자가 위의 당신을 바라봅니다 가장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이유없는 모욕과 멸시를 받고도 피 흘리는 십자가의 침묵으로 모든 이를 용서하신 주님 용서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용서는 구원이라고 오늘도 십자가 위에서 조용히 외치시는 주님 다른 이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기엔 죄가 많은 자신임을 모르지 않으면서 진정 용서하는 일은 왜 일 힘든지요 제가 이미 용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직도 미운 모습으로 마음에 남아 저를 힘들게 할 때도 있고 깨끗이 용서받았다고 믿었던 일들이 어느새 어둠의 뿌리로 칭칭 감겨와 저를 괴롭힐 때도 있습니다 조금씩 이어지던 화해의 다리가 제 옹졸한 편견과 냉랭한 비겁함으로 끊어진 적도 많습니다 서로 용서가 안 되고 화해가 안 되면 혈관이 막힌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늘 망설이고 미루는 저의 어리석음을 오늘도 꾸짖어주십시오 언제나 용서에 더디어 살아서도 죽음을 체험하는 어리석음을 온유하시고 겸손하신 주님 제가 다른 이를 용서할 땐 온유한 마음을 다른 이들로부터 용서를 받을 땐 겸손한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아무리 작은 잘못히라도 하루 해 지기 전에 진심으로 뉘우치고 먼저 용서를 청할 수 있는 겸손한 믿음과 용기를 주십시오 잔잔한 마음에 거센 풍랑이 일고 때로는 감당 못할 부끄러움에 눈물을 많이 흘리게 될지라도 끝까지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사랑을 넓혀가는 삶의 길로 저를 이끌어주십시오. 주님 너무 엄청나서 차라리 피하고 싶던 당신의 그 사랑을 조금씩 닮고자 저도 이제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렵니다 피 흘리는 십자가의 사랑으로 모든 이를 끌어안은 당신과 함께 끝까지 용서함으로써만 가능한 희망의 길을 끝까지 가렵니다 오늘도 십자가 위에서 묵묵히 용서와 화해의 삶으로 저를 재촉하시며 가시에 찔리시는 주님 용서하고 용서받은 평화를 이웃과 나누라고 오늘도 저를 재촉하시는 자비로우신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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