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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보자기를 풀었다
아홉 개의 달이 풍선처럼 떠올랐다
수많은 음들이 떠올랐다
음과 음사이의 미세한 침묵이 뒤이어 떠올랐다
검은 새가 푸드득 날아올랐다
내가 일곱 살 때 잃어버린 꼬리 달린 언어들이 떠올랐다
아름다운 이름들이 떠올랐다
심장 없는 인형들이 떠올랐다
눈 내리지 않던 그해 겨울이 떠올랐다
네 귀가 펄럭이던 그 겨울의 방이 떠올랐다
가지를 친 푸른 골목들이 떠올랐다
빛나는 그림자들이 새겨진 기왓장들이 떠올랐다
내가 엎지른 물들이 떠올랐다
물에 빠져 죽은 열한 번째 어머니가 떠올랐다
내 뺨을 찰싹 때리고는 멀어져갔다
모두 달에게 끌려 올라가고 있었다
뒤이어 검은 보자기가 떠올랐다
보자기를 손에 꼭 쥐고 있던 나도 떠올랐다
우리는 투명한 줄에 동여매진 채로
공중으로 한없이 더 깊숙이 떠올랐다
강성은님의 " 아홉 개의 달이 떠 있는 밤 "








































Gianni de Conno (b 1957, Milan)
Italian illustrator of children's books and young adult books
http://www.giannideconno-illustrator.com/

2012 / 02 / 08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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