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꿈속의 아내에게 / 丁若鏞(정약용)

창포49 2011. 9. 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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如夢令花寄內(여몽령기내) / 丁若鏞(정약용)

一夜飛花千片(일야비화천편)

하룻밤 새 지는 꽃이 천 조각인데

繞屋鳴鳩乳燕(요옥명구유연)
산비둘기와 어미 제비가 지붕을 맴도네

孤客未言歸(고객미언귀)
외로운 나그네 돌아간다 말 못하니

幾時翠閨房宴(기시취규방연)
언제나 침실에서 아름다운 인연 맺을까나

休戀休戀(휴련휴련)
그리워 말자 그리워 말자

추창夢中顔面(추창몽중안면)
서글피 꿈속에서 본 그 얼굴을


다산 정약용은 시국 사건에 연루되어
강진에서 오랜 귀양살이를 해야 했다.
40세의 한창 나이에 처자식을 떠나와 60세가 다 되도록
18년간 귀양살이 중에 자신의 집과 두고 온 아내를
그리면서 지은 시다.

하룻밤 자고나면 꽃잎이 무수히 지고 또 한 계절이 지나갔다.
산비둘기도 집으로 돌아오고 어미 제비도 새끼를 찾아
돌보건만 자신은 돌아가지 못하고 무의미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다

참다 참다 못한 다산은 그만 감정이 폭발한 듯 하다.
어쩌면 영원히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는 일
이렇게 이곳에서 평생을 보내다 죽을지도 모르는 일
결국 다산은 포기하고 만다.
어젯밤, 그젯밤, 매일 밤 꿈속에서 보아온
아내의 참담한 얼굴을 더 이상 그리워 하지 말자

차마 그립다 말도 못하고 남정네 속내 다 드러낸
구구절절한 편지 한 장 띄우지 못한 서글픈 심사를
한 편으로 시로 읋조린 양반..
그 애달픔이 차가운 바람처럼 스며드는 계절이다.




작성자/심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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