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 여름 - 박 상(朴祥),하첩(夏帖) 樹雲幽境報南訛 休說東風捲物華 수운유경보남와 휴설동풍권물화 紅綻綠荷千萬柄 却疑天雨寶蓮花 홍탄록하천만병 각의천우보련화 숲 구름 그윽한 곳 여름 소식 알려도 봄바람이 좋은 경치 걷어갔다 하지마소 푸른 연잎 천만 자루 붉은 꽃이 터지니 하늘에서 보련화를 뿌린 줄로 알았네 구의 남와(南訛)는 여름을 맡은 신의 이름이다. 숲에 어느새 녹음이 짙어졌다. 울긋불긋 화려하던 봄꽃들은 떠나는 봄바람이 함께 데리고 가버렸다. 그렇게 꽃 시절은 다 갔는가 했는데, 이게 도대체 어찌된 영문인가? 연못 위 푸른 연잎 천만 자루 사이로 온통 붉은 연꽃들이 폭죽 터지듯 터지고 있질 않은가. 돌연 눈앞에 찬란히 펼쳐진 연꽃 세상 앞에서 나는 잠시 착각을 했다. 혹 하늘이 꽃 시들어 쓸쓸해진 세상을 위로하려고, 꽃비를 내려 온 세상을 이리 환하게 하신 것은 아니실는지. * 박 상(朴祥1474~1530): 문신. 자 세창(世昌), 호 눌재(訥齋). 본관 충주(忠州). 신광한(申光漢)· 황정욱(黃廷彧) 등과 함께 서거정 이후 4가(四家)로 불린다. 1515년(중종 6)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단경왕후(端敬王后) 신씨(愼氏)의 복위 주장과 박원종(朴元宗) 등 3명의 훈신(勳臣)이 국모(國母)를 내쫓은 죄를 묻기를 청했다가 왕의 노여움을 사서 유배되었다. 저서 눌재집(訥齋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