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소설 김삿갓 [101] - 백발한 (白髮恨)

창포49 2011. 7. 3. 21:09

 

 

 

 

 

101.백발한 - 白髮恨

 

진종일 산속을 걷다가 어느 오막살이에서 하룻밤을 지새운 김삿갓이

다음날 아침 상투를 다시 틀려고 거울을 들려다 보다가 적이 놀랐다.

‘아니 내 머리가 어느새 이렇게 반백이 되었던가?’

머리카락을 헤집고 다시 살펴보니 검은 머리보다 흰머리가 더 많았다.

 옛날 白樂天은 흰머리 한 올을 발견하고도 다음과 같은 시를 읊었다지 않던가.

 

     어느새 하얀 머리카락 한 올이
     아침 거울 속에 나타나 보이네.
     한 가닥뿐이라고 안심하지 말라
     이제부터가 백발이 될 시초니라.

     白髮生一莖 - 백발생일경
     朝來明鏡裏 - 조래명경리
     勿言一莖少 - 물언일경소
     滿頭從此始 - 만두종차시

 

백낙천은 흰머리 한 올을 보고도 늙어 감을 한탄했는데

나는 이미 반백이 넘었지 않는가.

김삿갓은 백발이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무심히 넘길 수가 없어서

지나온 반생을 회고하며 다음과 같은 <白髮恨>을 읊었다.

 

     넓고 넓은 천지간에 대장부 사나이야
     내 평생 지낸 일을 뉘라서 알 것이냐
     삼천리 방방곡곡 부평초로 떠돌아서
     사십년 긴긴 세월 글과 노래 허사였네.

     嗟平天地間男兒 - 차평천지간남아
     知我平生者有誰 - 지아평생자유수
     萍水三千里浪跡 - 평수삼천리랑적
     琴書四十年虛詞 - 금서사십년허사

 

     청운의 꿈 어려워 바라지도 않았으니
     나이에서 오는 백발 슬퍼하지 않노라
     고향 꿈에 놀라 깨어 일어나 앉으니
     삼경에 날아든 새 남녘 가지에서 우짖누나.

     靑雲難力致非願 - 청운난역치비원
     白髮惟公道不悲 - 백발유공도불비
     驚罷還鄕神起坐 - 경파환향신기좌
     三更越鳥聲南枝 - 삼경월조성남지

                                                                                                계속...

 

 

 

 

  

 대금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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