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불이 아님을...문정희
사랑은 불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잎새에 머무는 계절처럼
잠시 일렁이면
나무는 자라고
나무는 옷을 벗는
사랑은 그런 수긍같은 것임을
그러나 불도아닌
사랑이 화상을 남기었다
날 저물고
비 내리지 않아도
저 혼자 흘러가는
외롭고 깊은
강물 하나를
이별 이후 ...문정희
너 떠나간 지
세상의 달력으론 열흘이 되었고
내 피의 달력으론 십년 되었다
나 슬픈 것은
네가 없는데도 밤 오면 잠들어야 하고
끼니 오면 입 안 가득 밥알 떠 넣는 일이다
옛날옛날적
그 사람 되어가며
그냥 그렇게 너를 잊는 일이다
이 아픔 그대로 있으면
그래서 숨막혀 나 죽으면
원도 없으리라
그러나
나 진실로 슬픈 것은
언젠가 너와 내가 이 뜨거움
까맣게 잊는다는 일이다
인연 / 이선희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1 / 김용택| (0) | 2019.05.25 |
---|---|
기다리는 마음[대인(待人)] 최사립 (0) | 2019.05.22 |
잊혀진 여인 - 마리 로랭생 (0) | 2019.05.18 |
☗ 한바탕 꿈 _ -원감 충지(圓鑑 冲止, 1226-1292), 「우연히 쓰다(偶書)」 (0) | 2019.05.16 |
참사랑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0) | 2019.0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