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 그리움 / 신달자

창포49 2017. 7. 5. 13:00

              




          + 그리움 / 신달자

          찾아낼 수 없구나
          문닫힌 방안에
          정히 빗은 내 머리를
          헝클어 놓는 이는
          뼈속 깊이깊이 잠든 바람도
          이밤 깨어나
          마른 가지를 흔들어 댄다

          우주를 돌다돌다
          내 살갗 밑에서 이는 바람
          오늘밤 저 폭풍은
          누구의 미친 그리움인가
          아 누구인가
          꽁꽁 묶어 감추었던
          열길 그 속마음까지 열게하는 이는.





        + 기다림은 보이지 않는다 / 서정윤

        기다린다.
        죽음을 위해 손 내밀지 않으며
        목숨을 지키려고 애걸하지 않는다.
        다만
        마지막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
        눈이 내릴 것을 알고
        기다리며
        설익은 나를 흔드는 바람에
        버티고 섰다.
        그래 아직도 기다린다.
        이미 정해진 인연의 '그'라면
        햇살 따가운 들판에서
        나를 추스리며 견딜 수 있고
        새들의 유혹에도 초연할 수 있다.
        아직 나를 찾지 못한 그와 연결된
        가느다란 끈을 돌아보며
        순간순간 다가오는 절망조차
        아름답게 색칠을 한다.
        그리움은 늘 그대를 향해 달려가고
        내 기다림의 가을은 보이지 않는다.




Michael Hoppe / Never Forgot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