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목숨의 노래 / 문정희|

창포49 2017. 6. 10. 04:52

              





        + 목숨의 노래 / 문정희

        당신 처음 만났을 때

        '사랑한다'

        이 말은 너무 작았습니다

        '같이 살자'

        이 말은 너무 흔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두고
        목숨을 내걸었습니다
        목숨의 처음과 끝
        천국에서 지옥까지 가고 싶었습니다
        맨발로 당신과 함께 타오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타오르다 죽고 싶었습니다




        + 노래 / 문정희

        나와 가장 가까운 그대 슬픔이
        저 강물의 흐름이라 한들
        내 하얀 기도가 햇빛 타고 와
        그대 귓전 맴도는 바람ㅇㅣ라 한들
        나 그대 꿈속으로 들어갈 수 없고
        그대 또한 내 꿈을 열 수 없으니
        우리 힘껏 서로가 사랑한다 한들





        + 알몸 노래 / 문정희

        추운 겨울날에도
        식지 않고 잘 도는 내 피만큼
        내가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내 살만큼 내가 부드러운 사람이었으면
        내 뼈만큼 내가 곧고 단단한 사람이었으면
        그러면 이제 아름다운 어른으로
        저 살아 있는 대지에다 겸허히 돌려드릴 텐데
        돌려드리기 전 한번만 꿈에도 그리운
        네 피와 살과 뼈와 만나서
        지지지 온 땅이 으스러지는
        필생의 사랑을 하고 말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