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창포49 2016. 10. 24. 18:30

              


Helen Turner



세월이 가면 /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날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F Lai-Treize Jours En F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