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창포49 2015. 7. 17. 23:17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1948~91)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이름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1948~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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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