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스크랩] 시조 - 버들은 실이 되고 /작자미상(作者未詳)

창포49 2015. 5. 25. 19:09

시조의 향기










          - 버들은 실이 되고
          - 작자미상(作者未詳)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구십춘광(九十春光)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누구라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던고 녹음방초 승화시에 느끼는 감상을 사물에 비유하여 교묘하게 잘 읊었다. 실실이 푸르른 수양버들 사이를 노란 꾀꼬리가 오락가락하는 풍경을 날실 사이를 오락가락하며 피륙을 짜내는 북에 비유하였다. 그리해서 짜내는 피륙이 나의 시름이라는 것이다. 늦봄에서 첫여름 사이의 싱그러운 푸르름에서 느끼는 한국적인 감회가 아련하다. 사람들은 흔히 경치를 말할 때에 봄의 꽃과 가을의 단풍을 든다. 그것은 한국인에게서 거의 개념적, 유형적(類型的)인 관념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침잠(沈潛)의 세계를 볼 줄 아는 이에게는 그것들의 속됨을 떠나서, 오히려 꽃이 거의 다 진 뒤의 녹음과 방초의 계절을 더 값진 것으로 느낀다. 우선 속인(俗人)들이 법석을 떨지 않아서 좋다. 신록 사이를 누비는 꾀꼬리도 좋거니와 대지를 덮은 방초의 싱그러움이 더욱 좋지 않으냐. 특히 한국의 첫여름은 그야말로 황금의 계절이다. 생기발랄한, 생명력이 샘솟는, 삶의 보람을 가장 왕성하게 느끼는 계절이 바로 이 무렵이다. 인간의 일생과 비교하면 20대 초반 청춘의 시기와 같은 때다. 그래서 구십춘광이 짜낸 시름에서 '누가 녹음방초를 승화시라 하더냐?'고 짐짓 반발해 보게도 되는 것이다. * 구십춘광(九十春光): 봄 석달(90일) 동안의 따뜻한 볕. 봄의 풍광. * 녹음방초 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 푸르른 신록과 풀이 꽃보다 나은 시절. 꽃이 지고 녹음이 우거질 무렵.

출처 : banyane
글쓴이 : 청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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