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스크랩] 한시 - 봄비 /허난설헌(許蘭雪軒)

창포49 2015. 5. 2. 21:32

한시의 산책








          - 봄비
          - 허난설헌(許蘭雪軒),春雨 春雨暗西池 輕寒襲羅幕 춘우암서지 경한습라막 愁倚小屛風 墻頭杏花落 수의소병풍 장두행화락 봄비가 서쪽 지당에 남몰래 내리니 가벼운 추위 비단장막 속으로 엄습하네 시름에 겨워 자그마한 병풍에 몸을 기대건만 담머리에는 어느새 살구꽃만 지네 저만치 뜨락 서쪽에 있는 연못에서 들려오는 소리 수면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보슬비 내리고 있네 비단 장막 쳐 있어도 느껴지는 한기.. 자그마한 병풍에나마 몸을 기대고 수심을 억누르는 여인의 마음 보슬비에 떨어지는 꽃잎 그 꽃잎은 여인의 희망이 아니었을까 그 희망은 올 봄에도 지난 해 봄에도 접어야 했던 여인의 희망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여인에게 들려 주고 싶은 말 꽃잎이 떨어지고 나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남겨진 꽃 대궁에 살구 열매가 자라난다는 것을.. 창문을 내다 본다. 보슬비가 오고 있다. 봄과 여름 사이의 짧은 날을 찰나의 계절이라 했던가? 시름시름 내리는 봄비에 산에도 못가고 하나 둘, 셋 넷.. 손가락으로 빗줄기 세고 있다. *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본명 초희(楚姬). 난설헌은 호. 별호는 경번(景樊). 본관 양천(陽川). 허균(許筠)의 누이로 이 달(李達)에게 시를 배워 천재적인 시재를 발휘했으나 27세로 요절했다. 남편 김성립(金誠立)과는 금슬이 좋지 못했다. 작품으로 유선시(遊仙詩) 등 142수와 가사작품으로 규원가, 봉선화가 등이 전한다.
출처 : banyane
글쓴이 : 청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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