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뉘라셔 가마귀를 검고 흉(凶)타 하돗던고 / 박효관(朴孝寬)

창포49 2015. 1. 30. 23:14

 

 

 

시조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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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효관(朴孝寬) 뉘라셔 가마귀를 검고 흉(凶)타 하돗던고 반포보은(反哺報恩)이 긔 아니 아름다온가 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허하노라 세상 사람들은 까마귀를 흉조(凶鳥)라 하여 가까이하기를 꺼려 한다. 까마귀가 집 근처에서 울면 사람이 죽거나 흉한 일이 생긴다고 아주 싫어한다. 아마도 조류 중 가장 백안시(白眼視)되는 새는 까마귀일 것이다. 온통 새까만 생김새가 음흉한 느낌을 주는데다 울음소리도 보통 새의 ‘지저귐’과는 달리 흉칙하다. 이 때문에 까마귀의 출현이나 울음소리는 불길한 징조로 여겨지고 있다. 또 잡식성이어서 동물은 물론 인간의 사체도 먹이로 삼는다. 그래서 돌연사나 객사 등을 비하하는 뜻으로 "까마귀 밥이 됐다"는 말이 생겼을 정도다. 그러나 삼국유사(三國遺事) 등 우리나라 고대 문헌에는 까마귀가 예언능력이 있고 인간이 해야할 바를 인도해주는 신비한 새로 묘사돼 있다. 외국에서도 까마귀는 흉조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지혜(智慧)와 성스러움, 신화의 존재로 추앙하는 나라도 적지않다. 시베리아와 북아메리카의 일부 종족은 까마귀를 창세신(創世神)으로 모시기도 한다. 고구려를 상징하는 깃발에도 세 발 까마귀(三足烏-삼족오)가 그려져 있다. 이처럼 극단적인 양면을 지니고 있는 새가 까마귀다. 그런데 단 한가지, 다른 새들에게는 없는 습성이 있다. 중국 명나라 때 의사 이시진(李時珍)의 저서 "본초강목(本草綱目)"에 수록된 내용이다. 까마귀도 새끼가 어릴 때에는 어미가 먹이를 물어다 주지만 세월이 흘러 어미가 먹이사냥을 못하게 되면 새끼가 먹여 살린다는 것이다. 반포(反哺) .. 되돌릴 반(反), 먹을 포(哺)이므로 까마귀가 어미를 되먹인다는 뜻이다. 이같은 특성때문에 까마귀는 반포조(反哺鳥)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또 인자한 까마귀라는 뜻인 자오(慈烏)로 불리기도 한다. 따라서 반포지효(反哺之孝)라고 하면 "어버이에 대한 자식의 지극한 효도"를 의미한다. 자오반포(慈烏反哺) 역시 "자애로운 까마귀의 되먹이는 효성"으로 반포지효와 같은 의미다. 까마귀가 비록 사람들이 미워하는 날짐승에 지나지 않지만 이 얼마나 갸륵하고 대견한 일이냐. 한 해가 저무는 세밑에 부모님 생각이 더 나는 건 , 내가 지지리도 못난 불효였기 때문이겠지 .. 이제 곧 설날이다. * 박효관(朴孝寬1781~1880): 자 경화(景華). 호 운애(雲崖). 조선 철종, 고종 때의 가객(歌客). 제자 안민영(安玟英)과 더불어 가집 가곡원류(歌曲源流)를 엮었다. 시조 15수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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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청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