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눈 날리는 날 / 신동엽

창포49 2013. 12. 9. 21:56

 

 

 

 

 

 

 

 

        눈 날리는 날 詩 / 신동엽 지금은 어디 갔을까. 눈은 날리고 아흔아홉 굽이 넘어 바람은 부는데 상여집 양달 아래 콧물 흘리며 국수 팔던 할멈. 그 논길을 타고 한 달을 가면, 지금도 일곱의 우는 딸들 걸레에 싸안고 대한(大寒)의 문 앞에 서서 있을 바람 소리여 하늘은 광란... 까치도 쉬어 넘던 동해 마루턱 보이는 건 눈에 묻은 나, 나와 빠알간 까치밥. 아랫도리 걷어올린 바람아, 머릿다발 이겨 붙여 산막(山幕) 뒤꼍 다숩던 얼음꽃 입술의 맛이여. 눈은 날리고 아흔아홉 굽이 넘어 한(恨), 한은 쫓기는데 상여집 양달아래 트렁크 끌르며 쉐탈 갈아입던 여인...

         

         

                                              음악 :  Ikuko Kawai / A Tale Of Aphrod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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