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궁금한 일 - 박수근 그림에서 - 장석남

창포49 2013. 11. 9. 22:59

          

   

 

 

 

                                                                                                                                            박수근  <강변>

 

 

 

 

 


인쇄한 박수근 화백 그림을 하나 사다가 걸어 놓고는 물끄러미 그걸 치어다보면서 나는 그 그림의 제목도 여러가지로 바꾸어 보곤

하는 원래 제목인 「강변」도 좋지만은 「할머니」라든가 「손주」라는 제목을 붙여보아도 가슴이 알알한 것이 여간 좋은 게 아

닙니다. 그러다가는 나도 모르게 한 가지 장면이 떠오릅니다. 그가 술을 드시러 저녁 무렵 외출할 때는 마당에 널린 빨래를 걷어다

개어 놓곤 했다는 것입니다. 그 빨래를 개는 손이 참 커다랗었다는 이야기는 참으로 장엄하기까지 한 것이어서 聖者의 그것처럼 느

껴지기도 합니다. 그는 멋쟁이이긴 멋쟁이였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또한 참으로 궁금한 것은 그 커다란 손등 위에서 같이 꼼지락 거렸을 햇빛들이며는 그가 죽은 후에 그를 쫓아갔는가 아니면

이승에 아직 남아서 어느 그러한, 장엄한 손길 위에 다시 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가 마른 빨래를 개며 들었을지 모르는 뻐꾹새

소리 같은 것들은 다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궁금한 일들은 그러한 궁금한 일들입니다. 그가 가지고 갔을 가난이며 그리움 같은 것

들은 다 무엇이 되어 오는지...... 저녁이 되어 오는지 ....... 가을이 되어 오는지....... 궁금한 일들은 다 슬픈 일들입니다.

 

 

 

 

궁금한 일

       

 - 박수근 그림에서 -   장석남

 

 

 

 

 

                                   

          

        
                                                                                                                             강변

 

 

 

 별
- 오세영 작시 / 박경규 작곡 / Ten 임웅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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