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스크랩] 돈주앙의 난파선 /들라크루아

창포49 2010. 7. 16. 23:11

 

Shipwreck of Don Juan/1840/Oil on canvas, 135 x 196 cm
Musée du Louvre, Paris

 

 

 

 

내 그림을 가져가고
들라크루아의 <돈 주앙> 복사본을 보내줄 수 있겠나?
그리 비싸지 않다면 말일세.
고백하건데 나는 이런 작품에 붙들려 있을 때에만
유일하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드네.
 
자네도 알다시피 이 화가는 맹수의 기질을 지녔지.
맹수를 잘 그리는 것도 같은 이유야.
들라크루아의 필치는
항상 힘 있고 유연한 호랑이의 움직임을 연상케 하지.
이 대단한 짐승의 근육은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하고 발의 움직임은 상상을 초월하네.
도저히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네.
들라크루아도 마찬가지야.
그의 그림에서 팔과 어깨는 늘 뒤틀린 모양으로 나타나지.
논리적으로는 설명이 안 돼.
그러면서도 언제나 생생한 열정이 살아 있다네.
 
그가 그린 옷을 보게나.
뱀처럼 둘둘 말려 있어 마치 호피 무늬 같지?
자네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돈 주앙>의 배에서는 강력한 괴물의 기운이 느껴진다네.
그래서 이 웅장한 작품을 내 눈으로 한껏 즐기고 싶으이.
험난한 파도 한복판에 굶주린 인간들...,
굶주림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만들지.
남는 것은 그림 뿐이야.
그 그림은 기껏 현실을 모방이나 하는 다른 그림과는 달라.
배는 마치 장난감 같아서 항구에서 볼 수 있는 실제 배가 아니지.
그런 의미에서 들라크루아는 뱃사람이 될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가 뛰어난 시인인 것 만은 틀림없네.
 
                                  ..............'폴 고갱'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中에서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1798-1863/프랑스)

 

 

 

 

 

 

빗방울전주곡/Chopin _ 24 Preludes Op.28, No.15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바스키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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