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菴(시암)의 봄 / 白水 정완영 (1919~ )
내가 사는 艸艸詩菴(초초시암)은 감나무가 일곱 그루
여릿 녀릿 피는 속닢이 淸(청)이 속눈물이라면
햇살은 공양미 삼백석, 지천으로 쏟아진다.
옷고름
풀어놓은 강물, 열 두 대문 열고 선 산
세월은 뺑덕어미라 날 속이고 달아나고
심봉사 지팡이 더듬듯 더듬더듬 봄이 또
온다.
無孔笛(무공적) / 白水 정완영 (1919~ )
나무도 한 백 년은 심고 서야
나무란다
비바람 입을 줄 알고, 하늘 걸쳐 설 줄 알고
세월에 빈 가슴 내맡겨 피리 불 줄 저도
알고.
나는 아흔에 세 바퀴, 백 년에는 섬이 덜 차
비바람 傷心도 모르고, 그 虛心도 채
모르고
無孔笛, 흰 구름 한 자락, 피리 불 줄 영 몰라라.
* 無孔笛 (구멍없는 피리)
적막한
봄 / 白水 정완영 (1919~ )
산골짝 외딴 집에 복사꽃 혼자 핀다
사람은 집
비우고, 물소리도 골 비우고
구름도 제풀에 지쳐 오도 가도 못한다.
봄날이 하도 고아 복사꽃
눈멀겠다
저러다 저 꽃 지면 산도 골도 몸져눕고
꽃보다 어여쁜 적막을 누가 지고 갈 건가.
그대를 위한 詩 / 김영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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