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황홀한 고백 – 유안진|

창포49 2018. 1. 5. 10:42

       






황홀한 고백 유안진

  

"사랑합니다."

너무도 때묻힌 이 한 마디 밖에는

다른 말이 없는 가난에 웁니다.

 

처음보다 더 처음인 순정과 진실을

이 거짓말에다가 담을 수 밖에 없다니요.

 

한 겨울밤 부엉이 울음으로

여름밤 소쩍새 숨 넘어가는 울음으로

"사랑합니다."

 

샘물은 퍼낼수록 새 물이 되듯이

처음보다 더 앞선 서툴고 낯선 말

"사랑합니다."

 

목젖에 걸린 이 참말을

황홀한 거짓말로 불러 내어 주세요.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 Celine D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