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신석정 / 김사인 / 이 상 / 이정록 /조병화|名詩
창포49
2017. 8. 24. 19:03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 께서 한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가 아녔냐 있다가 침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찌푸라기라도 깔고 호박에 똬리라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군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낳고 사는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데다가 의자 몇 개 내 놓는거여
인생은 존재라는 말 밖에는/조병화
나 보다 더 외로운 사람에게 외롭다는 편지를 보낸다는 것은 사치스런 심사라고 생각하시겠냐마는 나보다 더 쓸쓸한 사람에게 쓸쓸하다는 시를 보낸다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시겠지요 그러고 나보다 더 그립다는 사연을 보낸다는 것은 인생을 아직 모르는 철없는 짓이라고 생각 하겠지요 아! 나는 이렇게 당신에게는 나의 말을 전할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그저 인생이란 혼자라는 말밖에는
어디로 가느냐고 / 이상 이상례
어디로 가느냐고 가을에 묻는다
그러한 그대는
어디로 가느냐고 가을이 묻는다
코스모스 /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 본 적이 없는 가지 빈 호주머니에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지에게 여쭐 것인가
대춘부 중에서 / 신석정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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