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스크랩] + 생일파티 / 문정희
창포49
2017. 8. 23. 16:42
Robert Hunt-Illustrations "친구야, 우리 노래 부를까?" "응, 무슨 노래?" "옛날의 금잔디." 그리고 두 사람은 전화통을 들고 옛날의 금잔디를 불렀단다. 거동이 여의치 않은 친구와 살짝 맛이 간 친구 사이의 전화를 통한 금잔디 노래. 눈물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다. 내 마음속으로 가을비가 내리는 것처럼 마음이 눅눅하고 시려왔다. - 이기옥의《나는 내 나이가 좋다》중에서 Ram?n Pichot Girones - Scene de Cabaret Robert Hunt-Illustrations + 생일파티 / 문정희 싱싱한 고래 한 마리 내 허리에 살았네 그때 스무 살 나는 푸른 고래였지 서른 살 나는 첼로였다네 적당히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잘 길든 사내의 등어리를 긁듯이 그렇게 나를 긁으면 안개라고 할까 매캐한 담배 냄새 같은 첼로였다네 마흔 살 땐 장송곡을 틀었을 거야 검은 드레스에 검은 장미도 꽂았을 거야 서양 여자들처럼 언덕을 넘어갔지 이유는 모르겠어 장하고 조금 목이 메었어 쉰 살이 되면 나는 아무 것도 잡을 것이 없어 오히려 가볍겠지 사랑에 못 박히는 것조차 바람결에 맡기고 모든 것이 있는데 무엇인가 반은 없는 쉰 살의 생일파티는 어떻게 할까 기도는 공짜지만 제일 큰 이익을 가져온다 하니 청승맞게 꿇어앉아 기도나 할까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雲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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