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다시 남자를 위하여 _ 문정희
창포49
2017. 7. 18. 16:38
요새는 왜 사나이를 만나기가 힘들지. 싱싱하게 몸부림치는 가물치처럼 온 몸을 던져오는 거대한 파도를…… 몰래 숨어 해치우는 누우렇고 나약한 잡 것들 뿐 눈에 띌까, 어슬렁거리는 초라한 잡종들 뿐 눈부신 야생마는 만나기가 어렵지.
여권 운동가들이 저지른 일 중에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세상에서 멋진 잡놈들을 추방해 버린 것은 아닐까. 핑계대기 쉬운 말로 산업사회 탓인가. 그 들의 빛나는 이빨을 뽑아내고 그 들의 거친 머리칼을 솎아 내고 그 들의 발에 제지의 쇠고리를 채워버린 것은 누구일까.
그 건 너무 슬픈 일이야. 여자들은 누구나 마음 속 깊이 야성의 사나이를 만나고 싶어하는 걸.
- 문정희, <다시 남자를 위하여> 부분
잠깐! 문정희 시인도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남자들도 연봉, 학벌, 직업, 집안 배경이나 저울질하고 있는 “누우렇고 나약한 잡것들”보다 “눈부신 야생마” 같은 여자를 만나고 싶어한답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남성이든 여성이든 만일 아직 애인이 없다면, 이 시를 마음에 담아두고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 김용규 지음 <철학카페에서 시 읽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