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꽃 / 김춘수(金春洙)

창포49 2017. 6. 30. 12:31

              

                        


   








꽃 / 김춘수(金春洙)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Beethoven(1770-1827) / String Quartet No. 15 in A minor, Op. 132 , Tokyo String Quart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