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꽃 머리에 꽂고....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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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포 <soonhee901@daum.net> 16.01.09 14:04 주소추가 수신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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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월 09일 토요일, 14시 04분 56초 +0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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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포 <soonhee901@daum.net> 16.01.09 14:04 주소추가 수신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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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사방에 피어나는 가장 소중한 것은 새로 건 달력 속에 숨 쉬는 처녀들 가장 사랑스러운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눈 속으로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 문정희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시인 문정희 1947 전남 보성 출생 동국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서울여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1969 '월간문학'에 시 '불면' '하늘'이 당선 1975 제21회 현대문학상 수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아이오아 대학 국제창작 프로그램 참가(1995) 문학의 즐거움 가입년도(1998.7.29) SAT.9.JANUARY.2016 정효 (JACE) FOEM:.양귀비꽃 머리에 꽃고/문정희 MUSIC:Songs And Silhouttes/Chyi Yu
가장 아름다운 것은
손으로 잡을 수 없게 만드셨다
저 나무들과 꽃들 사이
푸르게 솟아나는 웃과 같은 것
혼자 가질 수 없게 만드셨다
당신의 호명을 기다리는 좋은 언어들
저절로 솟게 만드셨다
그윽이 떠오르는 별 같은
세상의 강물을 나눠 마시고 세상의 채소를 나누어 먹고
똑같은 해와 달 아래 똑같은 주름을 만들고 산다는 것이라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의 강가에서 똑같이 시간의 돌멩이를 던지며 운다는 것이라네
바람에 나뒹굴다가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나뭇잎이나 쇠똥구리 같은 것으로
똑같이 흩어지는 것이라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운 신발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혜롭고 든든하지 못한
나의 발이 살고 있는 신
이제 벗어도 될까,
강가에 앉아 저 물살 같은 자유를 배울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보지만
삶이란 비상을 거부하는
가파른 계단
나 오늘 이 먼 곳에 와 비로소
두려운 이름 신이여! 를 발음해 본다
이리도 간절히 지상을 걷고 싶은
나의 신 속에 신이 살고 있다.
문정희/먼 길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중에서
추천은 시인에 대한 감사와 존경심의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