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늦은 여름 - 헤르만 헤세

창포49 2014. 8. 26. 00:15

 

 

 

 

 

 

 

 

 

 

 

          

      

 

 

 

 

 

        늦은 여름  -  헤르만 헤세

 

 

 

 

 

 

           아직 늦은 여름이 감미로운 온기 가득한
           하루하루를 선물하고 있다. 둥그런 꽃차례 위

           여기저기서 지친 날개짓으로
           나비 한 마리 흔들리며 비로드 금빛으로 섬광을 낸다.


           저녁과 아침들은 축축하게 호흡한다.
           엷은 안개로부터, 그 습기는 아직 미지근하다.
           갑작스레 빛을 받은 뽕나무에서
           노랗고 커다랗게 이파리 하나가 나폴나폴 부드러운 푸름 속으로

           떨어진다.


           도마뱀이 햇빛 쪼이는 돌 위에 쉬고 있다
           이파리 그림자 속에 포도가 몸을 숨기고 있다
           마법에 걸려 세계는 사로잡힌 듯하다, 잠에,
           꿈에 사로잡힌 듯하다, 네게 깨워 달라 한다.

           그렇게 이따금씩 여러 박자 길이로
           음악이 흔들리다가, 황금빛 영원으로 굳는다
           마침내 깨어나며 마법의 묶임에서 벗어나
           이루어지려는 마음으로, 현재로 되돌아갈 때까지.

 

           우리 늙은 사람들은 수확을 하며 도열하여
           여름에 검어진 우리의 손을 녹인다.
           아직은 날이 웃고 있다, 아직은 끝이 아니다.
           아직은 지탱되며 우리의 환심을 사고 있다, '오늘 여기'가. 

 

 

 

   

 

 


       

 

 

 

         

             Heaven Sent - Frederic Dela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