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로트랙

창포49 2013. 8. 3. 00:38

 

Rider

Lautrec / Rider on a White Horse(1888)

 

수잔 발라동은 화가들뿐 아니라 작곡가 에릭 사티의 마음까지
흔들어 놓았는데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 사티는
그녀에게 곧장 프러포즈를 할 정도로 그녀에게 빠졌다.

파리 몽마르뜨로 이사 온 시골 청년 사티는
술집에서 피아노를 치며 곤궁한 생계를 이어 가고 있었다.
술집에서 처음 수잔 발라동을 보았을 때,
그녀는 그 당시 이미 유명했던 화가 로트렉과 춤을 추고 있었다.

Le

Lautrec / Le Goulue Dancing with Valentin-le-Desosse(1895)

 

 

그때 사티는 절대로 겁먹을 것 같지 않은 야생의 냄새를 풍기는
그녀를 보며 "섣불리 손댔다가는 깨물릴 것 같군"하는 생각을 한다.
수잔 역시 로트렉의 어깨 너머로 사티를 눈여겨보고 있었지만
그들이 다시 만난 건 2년 뒤의 일이다.
그러나 결국 그들은 헤어지게 되지만
사티는 애달프고 슬픈 음악들을 계속 작곡하게 된다.
사티의 대표 곡 중 하나인 [난 널 원해(Je te veux)]는
사티가 수잔 발라동과 사랑에 빠져 만든 곡이다.

Hangover.jpg

Lautrec / Hangover(1889)

 

 

한편, 그 자신이 불구였던 로트렉은
그 누구보다 수잔을 잘 이해했으며,
르느와르와는 한껏 대조되는 모습으로
술에 취해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는,
삶의 고통의 무게를 끌어안은 우수에 찬 그녀와
고통스런 삶을 헤쳐나가는 강인한 의지의 여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로트렉의 그림 속에 수잔은 아름답지는 않으나
삶의 깊이를 아는 여인으로 표현되어 있다.

 

 

The

Lautrec / The Toilette(1896)

 

 

Lautrec-Suzanne

Lautrec / Suzanne Valadon(1885)

 

 

로트렉은 태생부터 불구였고 더우기 어린 시절 다리를 다쳐
더 이상 성장이 어려워 단신의 몸으로 냉대속에서 그림을 그렸다.
발라동은 자살소동까지 벌여 가며 2년동안 끈질기게
로트렉에게 구혼했지만 로트렉은 이 귀엽고도 여우같은
파리여인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관계를 끊으려 했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1891년까지 간간이 이어졌다.


흥미로운 것은, 그녀가 각 화가의 개성과 화법에 따라
고상한 아름다움을 가진 아낙네의 모습이 되었다가,
아무렇게나 몸을 굴리는 막장인생으로 비쳐지는 등
팔색조 매력을 가졌을 뿐 아니라, 내면에 감춰진
예술적 재능을 품은 가공되지 않은 보석이었다는 점이다.

가져온 곳 : 
카페 >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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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예인스| 원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