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편지 받아보셨나요
오늘처럼 목련꽃 벙그는 밤이면
썼다가는 지우고,
지웠다가는 또 쓰고 지우고
지금도 그 때 그 주소지에 살고 계시나요
우물가 지나 성긴 탱자나무 울타리
하얀 목련꽃 달밤처럼 피어있던
첫
번째 기와집
답장을 기다려도 되겠는지요
나 아직 그 집에 살고있다고
올 봄에도 목련꽃 흐드러지게 피었다고
가끔은 당신도 제게 편지를 쓰시나요
오늘처럼 그리움 일렁이는 밤이면
채 피어나지도 못하고
고개 떨구는
섦은 목련 꽃잎처럼
못다 쓴 편지들을 가슴에 묻나요
목련꽃 편지/차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