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夕詠井中月 (1)
山僧貪月色 산에 사는 저 스님 달빛을
탐내,
幷汲一甁中 물과 함께 한 병 가득 긷고
있소만,
到寺方應覺 절에 가선 바야흐로
깨달으리라
甁傾月亦空 병 기울면 달빛조차 간 데
없음을.
山夕詠井中月
(2)
山僧貪月色 산길 가던 한 스님 달빛을
탐내
幷汲一甁中 우물 속 달을 병에 담아
보건만
到寺方應覺 절에 가서는 이윽고 깨닫게
되리
甁傾月亦空 기울여도 병 속에는 달이
없음을.
산에 사는 스님이 병 가지고 가서, 우물물을 뜨러 갔는 데
우물에 떠있는 달빛이 하도 고와서 달빛을 가져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리하여 달빛 떠있는 우물물을 조심하여
떠서 병 속에 담았다.
물이 있는 곳이면 달빛이 어디나 뜨니까 말이다. 허나 욕심
많은 스님은 절에 가서 동이에 물을 부으면서 깨달았지. 병
기울여 물을 따르면 병 속이 텅 비는 동시에 달빛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