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송림에 눈이 오니 /정철
창포49
2013. 1. 27. 00:54
시조의 향기

- 송림에 눈이 오니 - 정 철(鄭澈)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한 가지 꺾어내어 님 계신 데 보내고저 님이 보신 후에야 녹아지다 어떠리소나무 가지에 눈이 내려 핀 눈꽃의 아름다움을 혼자서 보기에는 너무도 아깝구나. 사랑하는 님에게 누구보다도 먼저 보여 주고 싶다. 그리고 그 님의 기뻐하는 얼굴이 보고 싶다. 아니, 그 님과 함께 즐길 수가 있다면 더더욱 좋겠다. 녹기 전에 이 아름다움, 이대로 보여 주고 싶다. 이런 심정은 만인 공통의 심정이다. 그것을 송강이 이렇게 담담하게 잘 표현해 보여 주었다. 이렇게 좋은 경치, 매혹적인 이 눈꽃의 환상적인 경치도 그 누구보다도 먼저 님에게 보여 주고 싶다. 님이 볼 때까지는 그대로 고스란히 있다가, 님이 보고 나서는 녹아 버려도 괜찮겠다. 언제까지나 두고두고 보고 싶은 좋은 경치이지만, 그것도 님이 본 다음에는 녹아 버려도 아쉬울 것이 없다. 그래서 이 눈꽃의 아름다움은 최상급의 아름다움으로 부각되었다. * 정 철(鄭澈1536~1593): 자 계함(季涵). 호 송강(松江).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노계(盧溪) 박인로(朴仁老)와 더불어 조선조 3대 작가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며, `단가(短歌)에 윤고산, 장가(長歌)`에 정송강`이라고 일컬어지는 가사(歌辭)의 제1인자이다. 그의 시가집 `송강가사`에는 관동별곡, 성산별곡, 사미인곡 등과 같은 장가를 비롯하여, 장진주사, 훈민가 등과 같은 단가(시조) 77수가 실려 있다. 그는 정치가로서도 큰 구실을 하여 벼슬이 좌의정에까지 이르렀다. 곧은 말 잘하는 정승으로 이름이 높았으며 그 때문에 화를 입은 일도 한두 번이 아니다.
![]()